• 새로운 소식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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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19
    스레드가 잠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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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07
    여우난골족 / 백석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 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봉숭아나무가 많은 신리(新里) 고무, 고무의 딸 이녀(李女), 작은 이녀(李女)열여섯에 사십(四十)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 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土山) 고무, 고무의 딸 승녀(承女), 아들 승동이육십리(六十里)라고 해서 파랗게 뵈이는 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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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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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1-30
    가로수 마네킹 / 강서연란제리도 망사스타킹도 액세서리도 색 바랜 바바리코트도 한데 뒤엉켜있던 가판대 가을 정기세일을 마치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의 마네킹들이 서 있다가로등 불빛이 훤하게 조명을 비추는 쇼윈도 은행나무의 옹이가 생식기처럼 열려 있다저 깊은 생산의 늪에 슬그머니 발을 넣어보는 저녁어둠이 황급히 제 몸을 재단해 커튼을 친다첫눈이 내린다칼바람을 따라가며 천을 박는 발자국들재봉틀 소리에 맞춰 나무의 몸속에서도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길도 불빛도 사람들도 왕십리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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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2-03

    낙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落花)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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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8-31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 용혜원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이 한 목숨 다하는 날까지 사랑하여도 좋은 나의 사람아 봄,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 그 모든 날들이 다 지나도록 사랑하여도 좋을 나의 사람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내 눈에 항상 있고 내 가슴에 있어 내 심장과 함께 뛰어 늘 그리움으로 가득하게 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날마다 보고 싶고 날마다 부르고 싶고 늘 함께 있어도 더 함께 있고 싶어 사랑의 날들이 평생이라 하여도 더 사랑하고 싶고 또 다시 사랑하고 싶은 내가 사랑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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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8-25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 / 백석 *남신의주 유동에 사는 박시봉씨네 방이란 뜻으로 편지의 주소로 생각하면 됩니다. 옛날에는 하숙할 때 누구씨네 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주소지에서 누군가에게 쓴 편지글 형식의 시입니다.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한 상태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누워 기댈 터럭, 터전의 상실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자상하고 다정했던 나의 가족들과도 멀리 떨어져 지내며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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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8-05
    찔레꽃   -송찬호그해 봄 결혼식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 숲에 가보라 하였다.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하였던 것인데,읍내 예식장이 떠들썩했겠다 신부도 기쁜 눈물 흘렸겠다, 나는 기어이찔레나무숲으로 달려가 덤불 아래 엎어놓은 하얀 사기 사발 속 너의 편지를 읽긴읽었던 것인데, 차마 다 읽지는 못하였다.세월은 흘렀다. 타관을 떠돌기 어언 이십 수년 삶이 그렇데, 징소리 한 번에 화들짝놀라 엉겁결에 무대에 뛰어오르는 거,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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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8-25
      시를 보면 읽고 가는 습성 때문에 클릭했더니 좋은 시인 한 분을 만나게 됐네요. 23일에 방영된 다큐멘터리 3일, 얼음을 얼리다 편에서 묵호항에서 문어 낚시를 하시는 한 선장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분이 읊으시는 시가 예쑬이네요.   1분 30초부터 시를 줄줄이 꽤시네요. 마치 한 편의 시인줄.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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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1-24
    일기장 한 바닥 꽉꽉 채워 쓰라고 할 때 그러나 오늘도 어제와 똑같을 때 꾸미지 말고 솔직히 쓰라고 할 때 그러나 너무 솔직했다고 엄마한테 혼날 때 자기 생각을 많이 쓰라고 할 때 그러나 아무 생각 안 날 때 읽은 책은 줄거리도 꼭 쓰라고 할 때 그러나 밖에서 친구가 부르고 있을 때 뚝딱뚝딱 설렁설렁 시를 쓴다. 짧게 짧게! 그리고, 딥따 혼났다 어린 아이가 빌려간 책을 반납하며 연체된거 같은데 라고 묻는다. 다행히 오늘까지가 반납기간이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10살 배기 김동희씨에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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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06

    우리는
    우리는 서로 없는 것같이 살지만
    서로 꽉 차게 살아
    어쩌다 당신 모습 보이지 않으면
    내 눈길은 여기저기
    당신 모습 찾아 헤메입니다
    강 건너 우리 밭가 감잎 사이
    텃밭 옥수수잎 사이에
    어른어른 호박꽃만 피어나도
    내 가슴은 뛰고
    바람에 꽃잎같이 설레입니다

    우리는 날이면 날마다
    얼굴 맞대고 살아도
    당신이 보고 싶고
    밤이면 밤마다 살 맞대고 잠들어도
    이따금 손 더듬어 당신 손 찾아
    내 가슴에 얹고
    나는 안심하며 잠듭니다

    내 곁에 늘 꽃 피는 당신
    내 마음은 당신한테 머물러 쉬며
    한 세월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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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16
    가지 않은 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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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0-09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한 되) 사면한 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 날 때만 마시니거의 하루 종일이 간다.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 원짜리 한 잔만 하는데마누라는 몇 달에 한 번 마시는 이것도 마다한다.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다만 이것뿐인데어찌 내 한 가지뿐인 이 즐거움을 마다하려고 하는가 말이다.우주도 그런 것이 아니고세계도 그런 것이 아니고인생도 그런것이 아니다.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즐거움은 인생의 최대목표이다.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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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3-03
    햇빛이 바다를 비출 때나는 그대를 생각하노라달그림자 샘에 어릴 때나는 그대를 생각하노라먼 길 위에 먼지 자욱이 일 때나는 그대 모습 보노라깊은 밤 좁은 길을 나그네가 지날때나는 그대 모습 보노라물결이 거칠게 출렁일때 나는 그대 목소리 듣노라모두가 잠든 고요한 숲속을 거닐면나는 또한 그대 목소리 듣노라그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는 그대 곁에..그내는 내 곁에 있도다해는 기울어 별이 곧 반짝일 것이니아, 그대 여기에 있다면..한동안 외면하고 있던, 앞으로도 외면할.. 한 때는 내 삶의 중심이었던 싸이를 정리하다가, 발견한 사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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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21
    그리운 집으로 오셨습니까 잎진 팽나무 삐뚜름이 서있는 샛길을 뒷짐지고 조용히 내려오셨습니까 시월 보름 달빛 밟고 떠나시던 그 밤처럼 달빛 밟고 오셨습니까 아버지 관식이네 집앞을 꺽어들어 오늘은 대나무 발 걷어낸 사립을 지나 아래 윗채 훤히 불밝힌 마당 넓은 당신의 집으로 들어서셨습니까 청마루 처마끝에 대롱거리는 전구 한 알 그 불빛아래 담배 한 대 피시며 앉아 계십니까 즐겨 드시던 전유어 육전 부쳐내는 며느리 자애로운 눈길로 바라보십니까 무우 배추 풍성히 자란 텃밭 한바퀴 둘러 보셨습니까 홍동백서 두동미서 정갈히 괴이었을 상 앞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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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4-01
    사랑은 오래 참고사랑은 온유하며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교만하지 아니하며무례히 행치 아니하고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아니하며성내지 아니하며약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진리와 함께 기뻐하고모든 것을 참으며모든 것을 믿으며모든 것을 바라며모든 것을 견디느니라사랑은 언제까지든지떨어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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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1-29
    안부를 물으러 그대에게 갔네 그대의 강은 잘 있는지 물 속 버드나무는 청둥오리는 발 묶인 나룻배는 잘 있는지 옥천 금산 지나 그대와 함께했던 태고사 지나 언젠가 갔던 연산까지 오래 된 시골길과 처음이지만 낯익은 마을 지나 논산 벌판을 달리고 몇 개의 포구를 거처 그대의 강으로 갔네  나 다 내어주고서 그대 안의 찰방찰방 물이고 싶었네 무겁게 지고 갔던 가슴의 겨울산과 건드리면 문드러질 것 같은 속내 내려놓고 얼마나 안녕한지 어떻게 안녕했는지 보고 싶었던 그대, 그대에게로 그대에게로 깊숙이 자맥질 하였네  강심을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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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06
    http://blog.naver.com/maria7611/80021680395그대와 함께 있으면 어느 새 나도 하나의 자연이 됩니다 주고받는 것 없이 다만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바람과 나무처럼 더 많은 것을 주고받음이 느껴집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길섶의 감나무 이파리를 사랑하게 되고 보도블럭 틈에서 피어난 제비꽃을 사랑하게 되고 허공에 징검다리를 찍고 간 새의 발자국을 사랑하게 됩니다 수묵화 여백처럼 헐렁한 바지에 늘 몇 방울의 눈물을 간직한, 주머니에 천 원 한 장 없어도 얼굴에 그늘 한 점 없는,  그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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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18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山)새처럼 날아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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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6-22
    http://base4u.co.kr/bbs/zboard.php?id=board&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it&desc=asc&no=1173길을 걷다 문득 생각나는 사람에게 망설임 없이 전화를 걸어 원껏 이야길 나눌 수 있는 시간을 행복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가끔씩 타인에게 활짝 열어 나를 보여주고 싶고, 보여준 나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 지는 것을 행복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 대한 기대로 마음 졸이고 애닳아 하고 안타까워 하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