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 서정(秋日抒情)
-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제목 | 날짜 | ||
---|---|---|---|
124 | [시]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은 - 제이미 딜러레 | 3205 | 2003/11/05 |
123 | [시]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 3420 | 2003/11/06 |
122 |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 3387 | 2003/11/14 |
121 | [시] 뼈아픈 후회 / 황지우 | 7726 | 2003/11/14 |
120 | [시] 사평역에서 / 곽재구 | 2939 | 2003/11/19 |
119 | [한시] 오늘은 너와 뜨거운 밤을 보냈다. | 3980 | 2003/11/24 |
118 | [시] 기다렸던 사랑이 오지 않을 땐 / 황청원 | 3286 | 2003/11/25 |
117 | [한시] 《하여가(何如歌)》 | 4670 | 2003/11/27 |
116 | [한시] 《단심가(丹心歌)》 | 4233 | 2003/11/27 |
115 | [시] 하덕규 시집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 4239 | 2003/11/27 |
114 | [시] 원태연, 이정하, 김소월, 윤동주, 서정윤, 문향란, 지예, 류시화 | 3731 | 2003/11/27 |
113 | [시] 애인 / 이응준 | 3346 | 2003/12/06 |
112 | [시] 거미 / 김수영 | 4142 | 2003/12/07 |
111 | [시] 노수부의 노래 [32] | 27722 | 2003/12/09 |
110 | [시] 알바트로스 / 샤를 보들레르 | 3783 | 2003/12/09 |
109 | [시] 승무 / 조지훈 | 3145 | 2003/12/15 |
108 | [시] 황동규 - 즐거운 편지 [4] | 12964 | 2004/03/11 |
107 | [시]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노희경 | 3026 | 2004/04/23 |
106 | [시] 김용택 시인 | 3367 | 2004/04/24 |
105 | [한시] 창 내고자 창을 내고자 이내 가슴에 창 내고자. | 6282 | 2004/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