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끝에는 잊음이 오나니
그대여, 말을 말어라, 이후부터,
우리는 옛 낯 없는 설움을 모르리
밖에는 눈, 눈이 와라,
고요히 창 아래로는 달빛이 들어라.
어스름 타고서 오신 그 여자는
내 꿈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겨라.
나의 베개는 눈물로 함빡히 젖었어라.
그만 그 여자는 가고 말았느냐.
다만 고요한 새벽, 별 그림자 하나가
창 틈을 엿보아라.
Long
IF
Equation
평생 가정(假定)이라는
방정식(方程式)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일생
누가 알리요
보잘 것 없는 삶이 지속될지
성실과 열심이라는
해법(解法) 앞에
그렇게도 풀기 어려웠던
가난과 무지(無知)의 관계식이
의외로 쉽게 풀어질지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
앞날에 대한 경험식도
지키기에
큰 인내심을 요하는
바른 정신 앞에서
풀어지곤 하지
우리 모두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라고 가정(假定)하고
시간을 두고 노력하면
이루어지는 방정식 속의
삶을 살고 있지
-서영상지음 (현 동해수산연구소 해양환경팀장,부경대학교 겸임교수)-
산다는 것은
날마다 새롭게 용서하는 용기
용서 받는 겸손이라고
일기에 썼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없는 것은
용서가 없기 때문이라고
기쁨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나직이 고백합니다
수백 번 입으로 외우는 기도보다
한 번 크게 용서하는 행동이
더 힘있는 기도일 때도 많습니다
누가 나를 무시하고 오해해도
용서할 수 있기를
누가 나를 속이고 모욕해도
용서할 수 있기를
간절히 청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용서하는 기쁨
용서받는 기쁨입니다
우리는
우리는 서로 없는 것같이 살지만
서로 꽉 차게 살아
어쩌다 당신 모습 보이지 않으면
내 눈길은 여기저기
당신 모습 찾아 헤메입니다
강 건너 우리 밭가 감잎 사이
텃밭 옥수수잎 사이에
어른어른 호박꽃만 피어나도
내 가슴은 뛰고
바람에 꽃잎같이 설레입니다
우리는 날이면 날마다
얼굴 맞대고 살아도
당신이 보고 싶고
밤이면 밤마다 살 맞대고 잠들어도
이따금 손 더듬어 당신 손 찾아
내 가슴에 얹고
나는 안심하며 잠듭니다
내 곁에 늘 꽃 피는 당신
내 마음은 당신한테 머물러 쉬며
한 세월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