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송찬호그해 봄 결혼식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 숲에 가보라 하였다.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하였던 것인데,읍내 예식장이 떠들썩했겠다 신부도 기쁜 눈물 흘렸겠다, 나는 기어이찔레나무숲으로 달려가 덤불 아래 엎어놓은 하얀 사기 사발 속 너의 편지를 읽긴읽었던 것인데, 차마 다 읽지는 못하였다.세월은 흘렀다. 타관을 떠돌기 어언 이십 수년 삶이 그렇데, 징소리 한 번에 화들짝놀라 엉겁결에 무대에 뛰어오르는 거,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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