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소식이 있나요?
  • 이미지
    2006-09-15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담배를 피웠다.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봄은 다 가고 -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람처럼 그리워한다.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서성거릴 게다.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
  • 이미지
    2005-07-04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해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 땐 더더욱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았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
  • 이미지
    2006-09-17
    하염없는 긴 기다림 나는 한 자루 작은 촛불을 켠다. 방안 가득 안겨오는 외로움 그 얼굴이 경경히 흔들린다 비탈진 오솔길로 낙엽이 쫓겨가는 그믐밤 막막한 어둠 속에 홀로 켜 있는 촛불하나 타오르는 눈물 같은 얼굴 하나 어둠을 깨물고 고독을 태우고 외로움을 마작 벗으면 환한 알몸으로 타오르는 그리움 하나 바람아 불지 말아, 오동나무 가지 끝 하나 남은 잎새, 숨죽여 타는 내 사랑을 위하여 부엉아, 오늘 밤은 울지 말아라. 태우고 다 태우고 한 방울 눈물 남지 않을지라도 촛불 한 자루 지키는 밤 밖에서는 계절이 마지막 파산 선고를 내리...
  • 이미지
    2006-12-04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 오십(五十) 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이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二十)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군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서 포로수용소...
  • 이미지
    2005-07-04
    때로는 그대가 불행한 운명을 타고났으면 합니다. 모자랄 것 없는 그대 곁에서 너무도 작아 보이는 나이기에 함부로 내 사람이 되길 원할 수 없었고 너무도 멀리 있는 느낌이 들었기에 한 걸음 다가가려 할 때 두 걸음 망설여야 했습니다. 때로는 내가 그대와 동성이기를 바라곤 합니다. 사랑의 시간이 지나간 후 친구도 어려운 이성보다는 가끔은 힌들겠지만 그대의 사랑얘기 들어가며 영원히 지켜봐 줄 수 있는 부담없는 동성이기를 바라곤 합니다. 때로는 우리가 원수진 인연이었으면 합니다. 서로가 잘되는 꼴을 못보고 헐뜯고 싸워가며 재수없는 날이나 ...
  • 이미지
    2006-11-29

    산속 밤은 깊어가는데
    찬 이슬이 옷깃에 스민다
    자던 새는 남은 꿈에 놀라고
    흐르는 반딧불은 낮은 담 넘는다.
    안개 걷히자 온 골짜기 고요하고
    달은 밝은데 다섯 봉우리 서늘하다.
    진정 은거할 곳 그 어드멘가
    소나무 삼나무 십 리에 향기롭다.

    http://kr.blog.yahoo.com/jungkujang/988420.html

  • 이미지
    2006-08-12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에 한계가 없을 때나는 세상을 변화 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 시키겠다고 결심했다.그러나 그 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 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그러나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이제 죽음을 맞이 하기 위해 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깨닫는다.만약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 시켰더라면,그 것을 보고 내...
    1
  • 이미지
    2007-04-01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이미지
    2006-09-17

    밖에는 눈, 눈이 와라,
    고요히 창 아래로는 달빛이 들어라.
    어스름 타고서 오신 그 여자는
    내 꿈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겨라.

    나의 베개는 눈물로 함빡히 젖었어라.
    그만 그 여자는 가고 말았느냐.
    다만 고요한 새벽, 별 그림자 하나가
    창 틈을 엿보아라.

  • 이미지
    2006-10-23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두 점을 치는 소리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
  • 이미지
    2006-02-06
    고독은 비와도 같은 것

    저녁을 찿아 바다에서 오른다

    멀고 먼 외진 들녁에서 오른다

    노상 고적하기만 한 하늘로 옮겨갔다가

    하늘에서 비로소 도시에 내린다



    아침을 향해 골목골목이 몸을 일으키고

    아무것도 찿아내지 못한 육신들이

    실망과 비애에 젖어 서로 떠날 때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같은 잠자리에서 함께 잠을 이루어야 할 때

    낮과 밤이 뒤엉킌 시각, 비가 되어 내리면



    고독은 강물과 더불어 흘러간다. . . . . .
  • 이미지
    2005-07-04

    나 가난하여
    가진게 없지만
    기다림에 찾아 오는
    아름다운 들꽃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과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마 음과 마음으로
    눈빛과 눈빛으로
    몸짓과 몸짓으로
    무언속에 서로의 사랑을 전하는
    은행나무같은 사랑으로
    당신과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나 가난하여
    가진게 없지만
    초롱초롱 빛나는
    별빛같은 마음으로
    허용된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며
    당신과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 이미지
    2006-08-12
    추일 서정(秋日抒情) - 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포화(砲火)에 이지러진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기울어진 풍경...
  • 이미지
    2005-07-04
    끊임없이 물을 주어야 살아갈 수 있는게 나무이며, 그것은 사랑이기도 하다. 척박한 사막의 땅에서도 나무는 물이 있어야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한그루의 나무는 오랜 고통과 질식을 견디어 내며 물을 기다린다. 자신의 내면에 자신이 포용할수 있는 한계에까지 물을 담아 조금씩 조금씩 아끼고 아끼며, 하늘이 가져다 줄 물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사랑은 기다림이기도 하다. 묵묵히 한줄기 비를 기다리는 사막의 나무처럼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사랑이다. 늦은 저녁 쓰러져 가는 초가집이지만 작은 소반에 한두가지 반찬을 준비하고,...
  • 이미지
    2005-07-04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안을 수 있게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신속하고 효과적인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시원한 물가에 나를 눕혀 주오. 내 아픈 몸이 쉬도록 눕혀 주오.내 형제에게 이 말을 전해 주오. 화재는 완전히 진압되었다고. 신이시여,...
  • 이미지
    2006-07-25
    http://blog.naver.com/kmh8400/50006733672http://blog.naver.com/kmh8400/50006733672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집은 나중에 세우리라...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 하리라...아이를 바로 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더 많이 아는데 관심을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 갖는...
  • 이미지
    2006-08-12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가슴에 길 하나를 내고 있습니다.그 길은 자기에게 주어진 길이 아니라 자기가 만드는 길입니다.사시사철 꽃길을 걷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평생 동안 투덜투덜 돌짝길을 걷는 사람이 있습니다.나는 꽃길을 걷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내게도 시련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늘 준비하며 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시련이 오면 고통과 맞서 정면으로 통과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시련이 오면 고통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반성하며 기다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시련이 오면 약한 모습 그대로 보이고도 부드럽게 일어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시련이 오면...
  • 이미지
    2006-01-26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 이미지
    2005-07-04
    그대 아는가,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 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대에게 열중할수 있었다는 것을 상처입지 않으면 아물 수 없듯, 아파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네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
  • 이미지
    2006-11-29
    실버들을
    천만사 늘어놓고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이 몸이 아무리 아쉽다 기로
    돌아서는 님이야
    어이 잡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