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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시를 읽을 때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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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 김수영

2003.12.07 10:33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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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디

첨부파일 https://imweb.eond.com/poem/8499

거미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 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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