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별곡
-작자미상

살겠노라 살겠노라 청산에 살겠노라.
머루와 다래를 먹고 청산에 살겠노라.

우는구나 우는구나 새여, 자고 일어나 우는구나 새여.
너보다 시름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울고 있노라.  

가는 새 가는 새 본다. 물 아래로 날아가는 새 본다.
이끼 묻은 쟁기(농기구)를 가지고 물아래로 날아가는 새 본다.

이럭저럭 하여 낮은 재내 왔건만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밤은 또 어찌할 것인가. 

어디다 던지는 돌인가 누구를 맞히려는 돌인가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 사랑할 이도 없이 맞아서 울고 있노라.

살겠노라 살겠노라 바다에 살겠노라
나문재, 굴, 조개를 먹고 바다에 살겠노라. 

가다가 가다가 듣노라 외딴 부엌을 지나가다가 듣노라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서 해금을 켜는 것을 듣노라.

가더니 불룩한 술독에 진한 술을 빚는구나.
조롱박꽃 모양의 누룩이 매워 붙잡으니 나는 어찌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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